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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가을을 노랗게 물들이다

수비아코 2022. 11. 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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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가을을 노랗게 물들이다.

가을 하면 떠오르는 나무는 단연 은행나무일 것이다. 노랗게 물든 은행잎들은 우리 마음을 설레게 한다. 하지만 아름답게 물든 잎과는 다르게 풍기는 악취는 사람들을 괴롭게 한다. 은행나무는 왜 이렇게 독특한 냄새를 풍기는 것인지에 대해서 알아본다.

 

은행나무
은행나무

 

은행나무 아래서 놀던 추억

오래전까지 서울을 비롯한 도심에는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많이 심어져 있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은행나무 열매의 악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자체에서는 매년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가며 제거 작업을 실시하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여기서 드는 의문점 하나, 과연 이 악취는 사람에게는 해가 없을까? 실제로 서울대학교 연구진이 실험쥐 20마리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4주간 매일 일정량의 은행열매 추출물을 투여하자 쥐에게서 체중 감소 및 혈변 증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또 다른 동물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거리엔 은행잎이 수북이 쌓였다. 바람결에 흩날리는 낙엽을 바라보고 있자니 괜스레 마음이 센티해진다. 그러고 보니 이맘때쯤이면 늘 반복되는 풍경이 떠오른다. 도로 위에 떨어진 은행열매를 줍느라 분주한 어르신들이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모습을 보기 어렵다. 지자체별로 가로수를 아예 다른 나무로 변경을 하거나 은행 열매가 열리는 암나무를 열매가 열리지 않는 수컷 나무로 바꿔 심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엔 길을 가다 바닥에 떨어진 은행알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물론 지금도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수확이 이뤄지고 있지만 시민들은 불편하다는 입장이 대다수이다. 심지어 민원제기 건수가 해마다 증가 추세라는 기사를 본 적도 있다. 어린 시절에는 은행나무 아래에서 신나게 놀았던 기억이 있는데 성인이 되고부터는 그 악취 때문에 피하게 된다. 은행을 줍는 일은 이제 추억으로 기억되는 일이 되었다.

은행나무 효능

은행나무는 먼저 껍질 안쪽에 함유된 징코플라본글리코사이드라는 성분이 혈액순환 개선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비타민C 함유량이 높아서 피로 해소 및 면역력 강화에도 좋다. 다만 청산 배당체라는 독성 물질이 있어 과다 섭취 시 복통이나 구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집에서 은행을 간식으로 먹을 때에도 너무 많은 양을 한 번에 섭취하면 탈이 날 수 있다. 그리고 겉껍질 표면에 붙어 있는 과육질이라는 하얀 가루는 피부 질환 치료제 원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외에도 천식 완화, 혈관 확장, 기억력 증진 등 다양한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은행나무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식물 중 가장 오래된 종이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 무려 2억 년 전부터 지금까지 살아왔다고 하니 생명력은 끈질기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공기 정화 능력이 탁월하여 도심 곳곳에 심어두면 미세먼지 제거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더욱이 병충해에도 강해 관리가 수월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열매가 익으면서 나는 냄새로 인해서 오히려 사람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나무이기도 하다.

은행나무 전설

은행나무 관련된 전설을 하나 소개해보고자 한다. 옛날 어느 마을에 금슬 좋은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남편이 전쟁터에 나가게 되었다. 아내는 매일 같이 남편의 무사귀환을 빌며 절절한 기도를 올렸다. 그러던 어느날 꿈속에 신령님이 나타나 "그대는 정성이 부족하여 내 뜻을 이루지 못하겠노라"라고 말하며 사라졌다. 그날 밤 아내의 꿈에 신령님이 또다시 나타났다. 그리고는 "내일 새벽닭이 울기 전에 너 혼자서 앞산에 올라가거라. 그러면 네 소원대로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잠에서 깬 아내는 바로 다음날 새벽 일찍 일어나 아무도 모르게 집을 나섰다. 그녀는 곧장 앞산으로 향했고 정상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하늘 위로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번개가 치고 천둥이 쳤다. 잠시 후 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계곡물이 불어나 도저히 건널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러자 그때서야 정신이 번쩍 든 아내는 후회하며 통곡하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어디선가 나타난 산신령이 지팡이를 휘두르며 호통을 치자 물이 거짓말처럼 줄어들었다. 무사히 계곡을 건넌 아내는 너무 고마운 나머지 눈물을 흘리며 자신 앞에 서 있는 산신령께 넙죽 엎드려 감사 인사를 드렸다. 이때 산신령이 웃으며 하는 말."앞산 바위 위에 작은 구멍이 있을 터이니 그곳을 찾아보아라" 깜짝 놀란 아내는 재빨리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놀랍게도 정말 산꼭대기 바위 위에 작은 구멍이 하나 뚫려 있었다. 조심스레 다가가 안을 들여다보니 신기하게도 금은보화가 가득 쌓여 있었다. 그것도 전부 황금덩어리였다. 순간 욕심이 생긴 아내는 얼른 주머니에 쓸어 담기 시작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이제 그만 돌아가려고 뒤를 돌아본 순간 눈앞에 커다란 호랑이가 떡 하니 버티고 서있는 게 아닌가! 기겁한 아내는 들고 있던 보따리를 놓치고 말았다. 보따리는 그대로 굴러 떨어졌고 그걸 본 호랑이는 잽싸게 달려와 냉큼 집어삼켜버렸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아내는 울부짖으며 소리쳤지만 소용없었다. 한참 동안 울던 아내는 이내 체념한 듯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지금까지도 가끔 뒷산에 올라 잃어버린 보물을 찾고 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상으로 가을이면 노랗게 물드는 아름다운 단풍으로 눈을 즐겁게 하지만 열매에서 나는 악취로 괴로움을 주는 은행나무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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